한중일 3국과 아세안(ASEAN)이 기후변화 등 환경문제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협력 모델로 '녹색삼각협력'을 추진해야 한다는 정책 제언이 나왔다.

21일 한국환경연구원(KEI)이 발간한 '한중일-아세안 녹색삼각협력을 위한 기초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이같은 협력 모델은 유럽연합(EU)의 성공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 이 보고서는 정성운 연구원과 박준현 책임연구원이 작성했다.

삼각협력은 전통 공여국(촉진 파트너), 신흥국(주축 파트너), 개발도상국(수혜 파트너)이 각자의 강점을 활용해 공동의 발전 과제를 해결하는 개발협력 방식이다. 이를 기후·환경 문제에 적용한 것이 '녹색삼각협력'이다.

보고서는 한중일 3국이 '촉진 파트너' 그룹이 되고, 아세안 내 신흥국이 '주축 파트너', 저개발국이 '수혜 파트너'가 되는 구상을 제시했다. 한국의 기술력, 중국의 자금력, 일본의 제도화 경험을 결합해 아세안의 기후변화 대응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아세안은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쓰나미, 홍수 등 기후재난이 반복되고 대기오염, 산림훼손 등 환경문제가 심각해 국제사회의 기술적, 경제적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보고서는 EU가 라틴아메리카 지역과 추진한 녹색삼각협력을 성공 모델로 주목했다. EU는 'ADELANTE'와 같은 전용 프로그램을 통해 체계적으로 협력을 지원하며, 일방적 지원이 아닌 상호 학습과 책임 분담을 지향하는 수평적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다만 보고서는 한중일-아세안 녹색삼각협력이 성공하기 위해선 지정학적 긴장, 개발협력에서 중국의 역할 등 넘어야 할 과제도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처음부터 높은 수준의 제도화를 기대하기보다 소규모 시범사업부터 시작하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아세안이 국제협력에서 고수하는 '아세안 중심성'을 존중하고, 회원국의 우선 과제를 중심으로 사업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등 글로벌 의제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립할 필요성도 제기했다.